갈색 피오르드 물빛에 관광객 울상
노르웨이 수자원연구원, 피오르드 해저에 산소공급 방안 마련
[노르웨이=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 남부 피오르드(Fjord)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녹조가 기승을 부려 이 지역 해변과 인근 섬을 찾은 관광객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현지 언론의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피오르드는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U자형의 협만(峽灣])을 일컫는다. 노르웨이 곳곳에는 이 같은 협만이 있어 여름철 국내외 관광객들이 피서를 위해 즐겨 찾는 관광지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는 올 여름 이상 고온 영향으로 오슬로 피오르드 인근 바닷물에 해조류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녹조 현상으로 피오르드 물빛 색깔이 평소보다 더 어두워졌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녹조 현상은 해저에 산소 공급을 줄이고 퇴적물이 많이 발생해 피오르드 바닥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르웨이 수자원연구원 (Norwegian Institute for Water Research)의 한 관계자는 물 전체가 갈색과 황갈색을 띠고 있고, 가시성도 2~3m에 불과하지만 수영을 하는 것은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심한 녹조현상으로 갈색으로 변한 피오르드 해변을 찾는 피서객과 피오르드 사우나(Fjord Sauna) 를 즐기는 관광객들은 울상이다. 심지어 예정보다 빨리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수도 늘고 있다.
노르웨이 수자원연구원은 이상 고온으로 인한 녹조 현상은 지난달부터 발생, 3주 이상 지속됐으나 현재는 진정되고 있다며 녹조 현상이 줄어들어 피오르드를 찾는 여행객인 예년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현실을 그렇지 않다.
한편 이번 녹조 현상은 오슬로(Oslo), 드렘멘(Drammen) 등 노르웨이 남부 일부 피오르드에서만 나타난 현상으로 송네 피오르드, 게이랑에르 피오르드, 하르당에르 피오르드 등 노르웨이 서부 및 북부 피오르드에는 영향이 없는 것을 나타났다.
오슬로(OSLO)시는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피오르드에 세균이 대량으로 유입되 피오르드인근 해수욕장과 피오르드 사우나에서 수영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28년만의 대홍수로 남동부 지역 큰 피해를 입는 등 급변하는 기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 목표를 설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