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무역·관세·이민 등에 초점 맞출 듯
해리스 우위시 전기차 등 수혜 예상...트럼프 우위시 전통에너지 수혜 전망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히는 TV 대선 토론이 오는 10일(현지시간) 펼쳐진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서로 박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TV 토론이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V 토론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것인지에 따라 주식시장의 흐름 또한 달라질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TV 대선 토론에 쏠린 눈...세금·무역·관세·이민 등에 초점
9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고용지표와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TV 대선 토론으로 월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세금과 무역, 관세, 이민 등과 관련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그 이후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세금과 관련한 정책의 경우 두 후보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율을 현재의 21%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밝혔으며, 2017년 통과된 공화당 세법을 영구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법인세율을 28%로 올리고, 40만달러 이하 소득자는 현재 세율을 유지하는 반면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역 및 관세 부문에서 트럼프 후보는 전체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더 높은 관세 부과에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해리스 후보 역시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임을 시사했으나, 두 국가 간 더 큰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아무런 이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트럼프 후보에 비해서는 비교적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중국산 수입품과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가 빠르게 인상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30~40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민과 관련한 정책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국경 장벽 추가 건설을 포함한 이민 협상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JP모건 전략가들은 "이민 제한 정책이 상당한 노동력 부족을 초래해 성장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잠재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리스 지지율 높아지면 전기차 및 신재생 에너지 등 긍정적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TV 토론을 통해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진다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이나 전기차 기업, 유틸리티 관련 기업 등 다양한 산업들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질 경우 청정 에너지와 관련한 민주당의 긍정적인 입장을 고려할 때 테슬라를 비롯한 리비안, 루시드 등의 전기차 제조업체, 차지포인트홀딩스, 빔글로벌, 블링크차징과 같은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관련 사업, 배터리 제조업체 및 공급업체 등을 포함한 관련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퍼스트솔라와 선런, 엔페이즈에너지 등의 태양광 주식도 수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주택 건설업체에도 우호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리스 후보의 경우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계약금 지원을 2만5000달러로 제안했고, 주택 건설업체에도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주택건설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400억달러 규모의 혁신 펀드를 조성할 것임을 밝혔는데, 이는 DR호튼, KB홈과 같은 주택 건설업체 주식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금융부문의 경우 다소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이 매체는 "해리스 후보가 우위를 차지할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의 은행에 대한 자본 요건이 높아지고,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에 대한 지속적인 압력으로 규제를 엄격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볼 때 금융부문은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와 함께 해리스 후보가 처방약에 대한 본인 부담금과 관련, 연간 2000달러의 한도를 제시했기 때문에 제약회사들도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우위시 중국 관련주 부정적 흐름 전망
TV 대선 토론이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경우 중국 관련주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 대한 매출 노출이 많은 기업들은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브로드컴, 퀄컴과 같은 칩 제조업체, 에어프로덕츠앤캐미컬, 셀라니즈 등과 같은 소재 회사, 테슬라 등 자동차, 오티스월드와이드 등의 산업기업이 대표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완전히 뒤집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을 포함해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반면 석유 생산 제한을 철회하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입장을 고려할 경우 석유나 천연가스, 전통에너지 기업들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는 베이커휴즈,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옥시덴탈패트롤리엄, 윌리엄스코스, 할리버튼, 데본에너지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화당 승리시 방산 관련주가 더 나은 성과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RTX 등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트럼프 후보가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코인베이스 및 마라톤디지털홀딩스 등 암호화폐 관련주 또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트루스소셜 플랫폼의 모기업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 주가도 트럼프가 우위를 차지할 경우 우호적일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선거 해 10월은 부진...11월과 12월 랠리 전망"
블룸버그통신은 선거가 있는 해의 10월에는 주식시장이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11월과 12월 랠리를 펼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60년 이후 거의 모든 선거 연도에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 2000년과 2008년에는 하락했는데, 이 당시에는 닷컴붕괴와 대규모 금융위기 등 대형 악재가 있었던 시기라는 설명이다.
2008년 이후 세 번의 선거 연도, 즉 2012년과 2016년, 2020년에는 벤치마크 지수가 최소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후보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고, 선거가 막판까지 박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 매체는 "선거가 장기적인 분쟁이나 더 심각한 정치적 폭력으로 끝날 가능성도 투자자들이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최종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의미할 경우 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